구글광고

# 스타일박스의 소설을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 링크 ]

게임 개발자 이야기

인디게임 개발자로서 단언하건데, 확실히 요즘에는 게임 만드는게 쉬워졌다. 아니 쉬워졌다기보다는 환경이 좋아졌다. 그래, 좋아졌다.

'어디까지나 예전에 비해서지만…'

최신 게임엔진들은 뭘 써도 하나같이 다 워낙에 잘 다듬어졌고, 에셋 번들이나 각종 패키지를 활용하면 간단한 게임들은 반나절 안에도 뚝딱 만드는 것이 가능할 정도다. 월드엔진부터 디자인팩, 시나리오 빌더, NPC AI 세팅까지 뭐 어지간한 건 다 그냥 에셋 번들 조합으로 해결이다.

"참 대단해"

그렇게 게임을 런칭하는데 거의 일주일 정도 걸렸다. 사실은 그렇게까지 걸릴 일도 아닌데, 게임 스케일을 꽤 빡세게 설정하는 바람에 빌드파일 생성하는데만 하루가 걸렸다. 맨 처음에는 컴퓨터 뻗은 줄 알았다. 뭐, 덕분에 못 잔 잠을 하루종일 몰아서 푹 자기는 했지만.

"뻘짓이긴 해"

그러나 진짜 문제는, 그렇게 죽어라 잠도 못 자며 고생해서 완성해놓고서는 관심을 꺼버렸다는 점이다. 내 개인 서버에 올려놓고, 초기설정 잡아놓고 운영 룰 고지한 다음에는 아예 관심을 껐다. 개발, 세팅, 관리 자동 에셋까지 돌려놓았기 때문에 운영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으니까.

"허허…"

그러다가 아까 문득 서버 자원 좀 체크하다가 깜놀했다. 게임이 서버에서 어이없을 정도로 많은 자원을 잡아먹고 있었으니까. 뒤늦게 확인해보자 초기 스케일 세팅에 문제가 있었다.

"아 이게 뭐야"

게임의 실제 플레이어블 영역에 비해 맵만 무진장 컸다. 자동관리 에셋이 맵과 배경은 계속 미친듯이 생성을 하고 있는데, 정작 캐릭터들의 초기 능력치가 너무 구려서 이대로면 아무리 캐릭터들이 백 년 천 년을 달려봐야 전체 맵의 채 0.01%도 탐색하지 못할 판이었다.

"조졌네. 아…"

그렇다고 초기화를 하자니, 플레이어블 영역의 완성도가 꽤 높았다. 무엇보다 그래픽이 썸네일로 봤던 것보다 더 좋았다. 캐릭터들도 예쁜 캐릭터가 많았다.

"오… 귀여워. 와 미쳤다."

반대로 엄청 못생긴 캐릭터들도 많았다. 아니, 비율로 치면 구린 캐릭터가 압도적으로 많은 수준. 요즘 게임업계의 PC적 추세가 아무래도 이 캐릭터 디자인 에셋에도 반영된 모양이다.

"그래도 이건 좀 심했잖아"

보자마자 빵 터진 캐릭터가 바로 요 놈이다. 'stylebox'라는 닉네임으로 인터넷에서 글쓰는 캐릭터. 설정도 너무 최악이다. 뭐랄까, 캐릭터 생성시의 랜덤 능력치 주사위가 계속 숫자 1만 나온 느낌이라고 해야되나.

"불쌍한 새끼"

게임 속 캐릭터에 대한 동병상련이라고나 할까. stylebox 캐릭터 설정 탭에 나온 [ 관심종자 ] 라는 설정을 보고 놈에게 작은 행복을 안겨주기로 했다. 관심종자에게는 관심이 약이니까.

"자, 니 친구다"

또 다른 핵존못 캐릭터들의 행동 패턴에 [ stylebox가 쓴 신작 단편소설 '게임 개발자 이야기'를 모바일/PC로 읽는다 ] 를 추가했다.

"슬슬 배고프네"

대충 거기까지 세팅한 나는 밥을 먹으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생각보다 재밌다. 이따가 조금 더 게임을 만져봐야겠다.


- 끝 -

덧글

  • 커부 2021/10/11 12:52 # 답글

    ㅋㅋㅋㅋㅋㅋㅋ재밌으면서 씁쓸한 내용이네요..
  • 푸하하 2021/10/14 22:21 # 삭제 답글

    현대판 구운몽이군요
  • zzz 2021/10/20 02:13 # 삭제 답글

    이봐요
댓글 입력 영역